여수시 “장애인활동보조 신청 말라” 물의
대상자 늘어 중앙정부 예산 증액에도 여수시는 삭감
장애계시민단체 “신규 신청 받지말라 지침 하달”지적
여수시가 지난해 6월부터 장애인활동보조를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서비스 신청을 받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활동보조지원사업은 보건복지가족부가 2007년 4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대표적 사회서비스로 1급 장애인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중앙정부 예산 약 70%에 지자체 메칭펀드로 집행되며 서비스제공 단가는 시간당 8000원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한자협) 등에 따르면 대상자의 증가로 중앙정부에서는 예산과 서비스 제공시간 등을 확대했고,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에산과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여수시는 오히려 예산을 삭감했다.
중앙정부는 올해 대상자가 전국적으로 전년대비 125% 증가한 2만5000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활동보조 사업예산도 지난해 738억원에서 150% 늘어난 1111억원을 책정했다. 평균 서비스 제공시간도 56시간에서 129% 증가한 72시간으로 늘렸다.
그러나 여수시는 지난해 12억8000만원에서 올해 12억6827만7000원으로 줄였다.
또 올해 서비스 제공시간은 각 등급별로 10시간씩 증가했기 때문에 신규 이용자가 없더라도 예산은 무조건 증액돼야 한다.
이에 따르면 여수시의 경우 서비스 이용자가 2008년과 같이 200명으로 변동이 없는 경우에도 2009년 예산은 최소 1억9200만원 이상(200명×10시간×8000원×12개월) 증액돼야 서비스의 현행유지가 가능하다.
전장연과 한자협 등은 “이같이 예산을 감액함으로써 2009년은 애초에 서비스 신규신청을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수시는 2008년 6월부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서비스 신규신청을 받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해 신규신청을 제한했고, 신청을 해도 서비스를 받지 못해 장기간 대기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수시는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신청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말썽이 일고 있다.
전장연 등에 따르면 활동보조지원사업의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2009년 2월에 18명의 대기자가 서비스를 받지 못하자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신규신청자 일부가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 다시 신규신청자들에게 서비스제공이 없는 상태다.
지난 5월 4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에 피해자 중 1인의 가족이 여수시장을 고발하는 진정서를 접수하기까지 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사실이 밝혀지자 여수시는 피해자에게는 6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 등은 “이는 전체 여수시의 선착순 복지행정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입막음으로만 일관하는 기만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앞서 2008년 11월 여수시장애인공대위에서 시청앞 농성을 통해 최중증장애인에게 복지부의 활동보조지원사업으로 부족한 서비스제공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여수시의 독자예산으로 추가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전장연 등은 “그러나 여수시는 서비스개선을 위한 추가지원예산을 여수시가 마땅히 해야 할 신규신청자에 대한 서비스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등 신규신청금지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중앙정부는 물론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가 2008년에 비해 약150% 수준의 예산증액을 하는 상황에서 여수시만 오히려 예산을 감액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2008년에도 이미 예산이 부족해 신규신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 놓고도 2009년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행정”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