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탄생과 성과
Good Job 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
작성일: 2025.03.18
1. 탄생배경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협약)은 장애인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담은 최초의 국제 인권협약으로, 2006년 12월 13일 유엔 제61차 총회에서 192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이 협약의 탄생 배경에는 장애인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아온 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유엔의 여러 인권조약들이 장애인의 인권보호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에 따라 장애인의 존엄과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기 위한 별도의 국제적 기준이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이 협약은 장애인을 단순한 복지적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권리를 지닌 주체로 명확히 규정하는 '복지에서 인권으로의 전환'을 주요 철학으로 삼고 있다. 협약의 핵심 내용으로는 장애인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 및 통합, 비차별과 기회의 평등, 접근성 보장, 장애인의 자율성과 자립생활 존중 등이 포함된다. 또한 협약은 장애인을 단순히 형식적 평등이 아니라, 실질적 평등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핵심 원칙은 인간의 존엄, 자주성, 평등 등이다. 그리고 장애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의 문제’로 보며, 장애인의 권리를 법과 제도로써 보장하고 실현하려는 노력을 국제적으로 제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협약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인권 조약 중 하나로, 장애인을 자선, 의료 치료 및 사회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 협약은 사회발전의 중요한 측면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며, 모든 유형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적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협약 채택 당일 역사상 가장 많은 서명국을 기록한 사실은 장애인 권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2. 주요성과
협약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장애인을 더 이상 수동적인 보호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율적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다. 이는 기존의 국제인권조약 중 장애인을 위한 포괄적인 권리협약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성과이다. 이 협약을 통해 국제사회는 장애인의 모든 인권과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보장할 국가적 의무를 명확히 하였다. 협약의 성안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장애인의 현실적인 요구와 권리를 반영한 것도 주요한 성과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협약 성안 과정에서 여성장애인, 개인의 이동, 자립생활 및 사회통합 등 별도의 조항을 제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했다. 협약이 채택된 이후, 장애인의 인권증진과 권리보장을 위한 국제적 기준이 명확히 설정되었으며, 각 당사국은 장애인의 존엄성 및 자율성을 보장할 의무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20개국 이상이 비준함으로써 협약이 국제법적 효력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 협약은 총 50개 조항으로 구성되었고, 특히 개인통보와 직권조사 등 장애인의 인권 침해 구제를 위한 실효적 메커니즘을 포함한 18개 조항의 선택의정서를 통해 보다 강력한 권리보호의 장치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장애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유로운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국가가 장애인의 인권 신장에 대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국제적 이정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