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전동 리프트 보급 역사, 전체의 약 32%에 불과
장애인의 기차 이용 편의성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기차 탑승을 돕는 신형 리프트가 개발됐다. 한국철도공사(사장 허준영)는 기존 전동 리프트를 개량한 신형 모델 품평회를 30일 서울역에서 진행했다.
전동 리프트는 휠체어를 들어 올려 열차 문 높이에 맞춰 주는 설비이다. 철도공사는 올해 5월 KTX 39개 역사에 전동 리프트 100대를 설치했으나, 이 모델은 열차 문과 위치가 맞지 않으면 리프트 자체를 옮겨야 해 탑승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날 소개된 신형 제품은 리프트 상판을 10cm가량 움직일 수 있어 이용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이 신형 모델로도 새마을호에는 오를 수 없다. 새마을호에 장애인 좌석이 없는 것은 물론 열차의 문이 좁아 리프트와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 역운영처 설평환 부장은 “기존 새마을호의 내구연한이 2014년까지이다. 2015년부터 새로운 차량이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까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비싸고 빠른 KTX 나 값싸고 느린 무궁화호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기차를 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역사에 준비된 경사로나 무궁화호 등 차체에 장착된 경사로, 그리고 전동 리프트이다. 이날 품평회에 참석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활동가들은 구형 리프트조차 “타본 적이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전장연 정은주 활동가는 “경사로는 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안하다"라며 "경사가 심하고 덜컹거려서 역무원도 나도 긴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 활동가는 경사로를 통해 새마을호에 오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장애인용 좌석이 없어 가급적 타지 않는다"라면서 "한번은 휠체어와 몸이 분리돼서 내려온 적도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철도공사는 구형 전동 리프트를 KTX 39개 역사에 100대 보급했고, 신형 리프트는 올해 말까지 전국 역사에 144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경사로 설치 현황은 전국 24개 역사 52대에 불과하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일반열차와 KTX가 정차하는 역사의 수는 전국에 약 200개”라고 밝혔다. 경사로와 리프트가 없는 나머지 역사에서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기차를 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품평회에 참석한 한국철도공사 허준영 사장은 “장애인들께 기차 이용의 불편을 덜어 드리는 방법을 매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