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떻게 공부 하라고..." 장애인 대학생들 울분
노컷뉴스 원문 기사전송 2009-07-05 09:03
교과부, 장애인 대학생 도우미 예산 삭감에 반발 확산
[CBS사회부 유재연 기자] "2학기부터는 학교를 다니지 말라는 건가요?"
교육과학기술부가 장애인 대학생 도우미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혼자 힘으로는 학업을 이어나가기 힘든 장애 학생들이 울분을 토로하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경북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중증 지체장애인 A(21)양.
강의실을 옮겨다닐 때나 필기를 할 때 어려움을 겪었던 A양은 지난해부터 2명의 장애인 대학생 도우미 덕에 혼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던 과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5월, 도우미제도 지원 예산 26억원 가운데 15%가 넘는 4억여원을 대폭 삭감하면서 도우미의 지원을 받지 못해 학교를 쉬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
A양은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어렵게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시설도 미비하고 도와주는 이도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정부의 이번 계획안은 장애학생들을 대학을 다닐 수 조차 없게 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행히 A양은 학교측에서 정부예산 외 별도 예산편성을 해 도우미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이같은 학교 측의 배려가 없는 장애 대학생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다.
서울 모 대학에 다니는 한 청각장애학생은 "당장 이번 2학기부터 예산이 삭감되면 도우미 선발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결국 도우미에 의지하던 장애학생들은 휴학을 해야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진영씨는 이 같은 대책이 과연 '교육복지'를 표방하는 정부 정책과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외국의 경우 교육수혜자를 중심으로 교육 체계와 구성을 변경하는 것이 당연시 돼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공급자나 예산에 교육 수혜자가 맞춰가는 꼴이다, 완전히 거꾸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교과부 관계자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교육예산 자체가 줄어들어 삭감을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혼자 힘으로는 거동은 물론 필기조차 어려운 장애학생들은 당장 새 학기가 시작하는 9월부터 도우미의 지원이 사라진 대학생활이 막막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