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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장애인이 있다. 그는 24시간 누워서 생활해야 한다. 일어날 수도 없다. 누워서 움직이고 누워서 먹고 살아야 한다. 이런 그의 별명은 '지렁이'. 그러나 그 자신은 '지렁이'라는 별명이 결코 부끄럽지가 않다. 생각을 가진 지렁이, 그 지렁이가 마침내 자신을 비웃는 세상을 향한 꿈틀거림을 시작한다.

영상동아리 '장애 in 소리'가 지난해 만든 < 선철규의 자립이야기 '지렁이 꿈틀' > (이하 < 지렁이 꿈틀 > )은 독립된 삶을 꿈꾸고 마침내 그것을 이루는 중증 장애인 선철규씨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8월 KBS '열린채널'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그해 인권위가 주최한 인권영상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인권위의 비인권적 행정에 분개하며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열리고 있는 인디다큐페스티벌 신작전을 통해 스크린에 선보였다.

새로운 탄생, 시설을 탈출하다

32세의 주인공 선철규씨는 10년이 넘는 기간 시설에서 생활해왔다. 시설에서 그가 느낀 것은 바로 답답함. 그는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했다. 그는 마침내 장애인 활동가에게 이메일로 SOS를 쳤고 마침내 장애인 단체와 활동가의 노력으로 시설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밖에서 결국 못 버틸 것"이라는 시설장의 비야냥도 그에겐 들리지 않는다. 그는 그날을 새로운 탄생의 날이라 생각한다. 기념일로 표시할 정도로.





중증장애인 선철규씨는 혼자 스스로 살고 싶어한다.

ⓒ 인디다큐필름페스티발

선철규씨가 간 곳은 집이 아닌 바로 그룹홈이다. '집에 있어 봤자 시설과 똑같이 살 것'이라는 그의 생각 때문이었다. 그가 원한 건 단순히 시설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가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는, 자기 마음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이다. 그룹홈에서 그는 동료 장애인들과 어울리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물론 여전히 그를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차가운 모습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그의 표정은 늘 웃고 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쫓겨날 각오를 하고 간 영화관은 자신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마련된, 자신도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 변화가 철규씨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그에게는 이제 행복만 존재할 것 같다.

이제 진짜로 '혼자 살 거다'

하지만 문제는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마련. 철규씨와 잘 어울리는 줄 알았던 동료 장애인들이 조금씩 철규씨에 대한 불만을 가지게 된다. 자기만을 생각하고 동료들과 잘 다가서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 스스로 살아가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이 지나친데서 비롯된 오해가 동료들을 조금씩 힘들게 만든 거다.

마침내 철규씨는 진짜로 '혼자 살' 결심을 한다. 물론 몇 시간씩 그의 생활을 돕는 활동보조인이 오긴 하지만 그는 그가 없는 시간에도 혼자 스스로 살겠다고 선언한다. 그는 직접 그가 살 방을 얻고 살림살이를 들여놓으며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혼자 휠체어를 움직이는 연습을 한다.

< 지렁이 꿈틀 > 은 묘한 반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시설의 감금 생활에서 벗어난 장애인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고 열심히 사회인으로 활동하려는 중증장애인의 이야기도 많다. 그런데 선철규씨는 이것을 뛰어 넘어 아예 자기 스스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내 의지대로, 내 생각대로. 비록 몸은 누워만 있어야하지만 그것을 넘어 진정한 독립된 생활인으로 거듭나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장애인을 우리는 만난다.

중증장애인에게 소중한 시간을 뺏으려하니...

어려움이 물론 있겠지만 영화 속 선철규씨가 보여주는 낙천적인 모습에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믿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활동보조 서비스 시간의 보장이다. 그러나 지금 이명박 정부는 중증장애인에게 필요한 이 소중한 시간을 줄이려하고 있다.

영화를 보게 되면 활동보조가 단순히 중증장애인의 수발을 드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독립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활동보조에 대한 더 넓은 개념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나 이들을 위한 활동보조 서비스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희망으로 가득찬 장애인의 모습.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삶을 살아가려는 중증장애인의 노력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다큐멘터리가 < 지렁이 꿈틀 > 이다. 선철규씨가 직접 전하는 나레이션과 그의 미소는 영화가 끝나도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직도 갖고 있는 '장애인은 혼자 살 수 없다'는 편견과 활동보조의 중요성도 함께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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