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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장애 3급 김지은씨의 삶-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4-05 09:22:03
그는 노래를 불렀고 그림을 그렸다. 그는 까치발로 뒤뚱거렸으나 장애에 대해서 이렇다하게 생각지 않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달랐던 모양이었다. 어머니는 막내딸의 다리를 조금이라도 낫게 해 보려고 수영을 시켰으나 수영도 별반 도움이 되지는 못한 것 같아 그만두었다. 개금여중을 졸업하고 남구 대연동에 있는 대연정보고등학교에 입학했다.

2009년 전국체전에서 김지은씨 ⓒ대한장애인체육회
에이블포토로 보기▲2009년 전국체전에서 김지은씨 ⓒ대한장애인체육회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어요. 언니 둘은 인문계를 갔는데 저는 공부를 안 한 거죠. 다리도 그렇고 공부 보다는 그림이 좋았어요.”
아침에는 아버지가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다. 방과 후에는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미술학원으로 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었고 대학도 미술 쪽으로 갈 예정이었기에 방과 후에는 열심히 미술학원을 다녔다.

그러나 막상 대학을 갈려고 하니 마땅하지가 않았다. 고르고 골라서 간 곳이 영산대학교 시각디자인과였다. 그는 화가가 되어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학교 공부는 재미가 없었지만 그가 선택한 길이었다. 대학은 양산에 있었는데 집이 개금이었기에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그러던 차에 한 지인이 장애가 몇 급이냐고 물었다.

“장애등급? 그게 뭔데?”
그는 한 번도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장애인에 대한 인포메이션(information 정보)이 전혀 없었다. ‘장애인등록을 하면 지하철은 공짜이고, 휴대폰도 할인이 되고, 주차 할 때도 편리하고......’ 지인은 장애인등록과 복지혜택에 대해서 이것저것 자세하게 알려 주었다.

2010년 아시아대회 참가자들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2010년 아시아대회 참가자들 ⓒ이복남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결국 장애등급을 받기로 결심하고 다시 한 번 병원을 찾았다. 2003년 12월이었는데 뇌병변장애 3급으로 판정 받았다. 학교 공부가 별로 재미도 없었지만 다리가 더 아팠을까. 아무튼 학교를 쉬고 해운대에 있는 재활병원을 다녔다. 운동기능에 장애가 있으므로 근육이완을 위한 스트레칭 같은 것을 해 주어야 되는데 혼자서 하면 아프고 힘들어서 잘못하니까 병원에서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게 좋겠다 싶었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 그러나 병원에서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동안 근육이완을 위한 스트레칭을 받고 나면 녹초가 되어서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게 된다.

“재활치료를 마칠 때쯤이면 어머니가 차로 데리러 오셨어요.”
그렇게 1년쯤 병원을 다녔는데 더 이상의 진전은 없는 것 같았다. 그 때 스포츠를 전공했던 지인이 수영을 한번 해 보라고 했다.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서 거제리에 있는 곰두리스포츠센터을 찾았다.

수영을 지도하는 문명흠 코치(현재는 한마음스포츠센터에서 근무)를 만났다. 재활을 위해 수영을 하려고 하는데 수영은 어릴 때 해 본 적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대부분의 장애인이 다 그런다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개금에서 거제리에 있는 곰두리수영장까지는 부모님이 차로 데려다 주었는데 그는 재활을 위해 정말 열심히 물살을 갈랐다.

2010년 광저우 연습장에서 김지은씨 ⓒ대한장애인체육회
에이블포토로 보기▲2010년 광저우 연습장에서 김지은씨 ⓒ대한장애인체육회
두어 달이 지나자 그의 수영실력은 빠르게 향상되었다. 2006년 3월 대구 두류수영장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수영대회에 참가했고 아무도 예상치 못했지만 2관왕을 차지했다. 그가 원한 바는 아니라 해도 그는 수영에 재능이 있었던 것이다. 주변사람들이 그를 다시 보기 시작했고 그는 뜻하지 않게 수영선수가 되어 이제는 연습을 게을리 할 수가 없었다.

2006년 9월 제2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울산에서 열렸는데 4관왕을 차지했다. 재활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국가대표로 뽑히고, 전국체전 4관왕에 올랐으니 그는 수영 계에서는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다시 시작하기 전에는 그 자신도 잘 알지 못했던 수영실력이었다.

그는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수영선수가 되자 학교 공부를 계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디자인은 계속 감각을 키워야하는데 디자인을 몇 년 쉬다보니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은 학교를 포기했고 그 대신 사이버대학에 등록을 했다. 그동안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이 있어 어렵지 않게 사이버대학은 졸업할 수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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