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 3급 김지은씨의 삶-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4-05 09: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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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아버지가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다. 방과 후에는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미술학원으로 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었고 대학도 미술 쪽으로 갈 예정이었기에 방과 후에는 열심히 미술학원을 다녔다.
그러나 막상 대학을 갈려고 하니 마땅하지가 않았다. 고르고 골라서 간 곳이 영산대학교 시각디자인과였다. 그는 화가가 되어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학교 공부는 재미가 없었지만 그가 선택한 길이었다. 대학은 양산에 있었는데 집이 개금이었기에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그러던 차에 한 지인이 장애가 몇 급이냐고 물었다.
“장애등급? 그게 뭔데?”
그는 한 번도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장애인에 대한 인포메이션(information 정보)이 전혀 없었다. ‘장애인등록을 하면 지하철은 공짜이고, 휴대폰도 할인이 되고, 주차 할 때도 편리하고......’ 지인은 장애인등록과 복지혜택에 대해서 이것저것 자세하게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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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병원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 그러나 병원에서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동안 근육이완을 위한 스트레칭을 받고 나면 녹초가 되어서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게 된다.
“재활치료를 마칠 때쯤이면 어머니가 차로 데리러 오셨어요.”
그렇게 1년쯤 병원을 다녔는데 더 이상의 진전은 없는 것 같았다. 그 때 스포츠를 전공했던 지인이 수영을 한번 해 보라고 했다.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서 거제리에 있는 곰두리스포츠센터을 찾았다.
수영을 지도하는 문명흠 코치(현재는 한마음스포츠센터에서 근무)를 만났다. 재활을 위해 수영을 하려고 하는데 수영은 어릴 때 해 본 적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대부분의 장애인이 다 그런다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개금에서 거제리에 있는 곰두리수영장까지는 부모님이 차로 데려다 주었는데 그는 재활을 위해 정말 열심히 물살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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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제2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울산에서 열렸는데 4관왕을 차지했다. 재활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국가대표로 뽑히고, 전국체전 4관왕에 올랐으니 그는 수영 계에서는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다시 시작하기 전에는 그 자신도 잘 알지 못했던 수영실력이었다.
그는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수영선수가 되자 학교 공부를 계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디자인은 계속 감각을 키워야하는데 디자인을 몇 년 쉬다보니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은 학교를 포기했고 그 대신 사이버대학에 등록을 했다. 그동안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이 있어 어렵지 않게 사이버대학은 졸업할 수 있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