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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감각, 하나의 장애라는 것은 초능력이 있는 인간과 보통인간의 차이만큼이나 엄청난 핸디캡임에도 이런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소설 '도가니'를 쓴 공지영 작가는 29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아동·장애인 성범죄 양형의 개선방안에 관한 공개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 이같이 밝혔다.

공 작가는 "성범죄라는 것은 여성의 입장에선 살인보다 엄청나게 큰, 더한 삶을 짓밟는 것"이라며 "장애인들은 워낙 주눅들어 왔고 겁에 질린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항거라는 인식이 없다. (양형기준이나 판결에 있어) 다른 경우의 수를 놓되, 장애인이나 어린이 등에 대한 성범죄는 중한 죄로 놓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 작가는 "파출부를 하는 어떤 분은 눈먼 16살 아이를 데리고 파출부 일을 하러 간다. 아이를 데리고 가는 이유는 '동네에서 절대 이 아이를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온동네에서 장애여자아이를 가만두지 않는 이사회에서 형량까지 낮게 내린다면 너무 비참하다"며 장애인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공 작가는 자신이 성범죄에 놓였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공 작가는 "대학교 2학년 때 집으로 걸어가던 길, 40대 아저씨에게 목이 졸려 공사장으로 끌려갔다. 그 아저씨는 주변을 돌아보더니 '안되겠다'며 (강간을 포기한 듯)뽀뽀나 하자고 했다"며 "순간 달려나와 전철역으로 도망쳐 가벼운 성추행도 당하지 않았지만 그로부터 1년 반동안 해가지면 보호자 없이 혼자 걸어다닐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 작가는 "나는 (신체적인) 터치가 없었음에도 온 세상 남자들이 모두 공포였다. 그때의 경험은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성범죄는 중독성과 반복성이 강한 마약과도 같은 범죄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성범죄가 살인죄만큼 중하다는 인식이 너무 없다"며 "강도나 살인만큼 성범죄가 굉장히 큰 범죄라는 인식을 형량을 통해 알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소장은 "실제 화학적 거세나 전자발찌 처벌은 전체 가해자의 1%도 미치지 못한다"며 양형이 강화됐어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 소장은 "ㅇㅇ사건이라고 불리는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대부분 사건들은 기사화되지도 못한다"며 "ㅇㅇ사건이라고 이름 붙지 않으면 관심 갖지 않는 비상식적인 이 사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영식 변호사는 "현실은 영화나 소설보다 더 지독하다"며 "법원은 성범죄 합의에 있어 다른 범죄 합의와는 다르게 어떤 배경에서 이뤄졌는지, 진정 피해자가 원하는 합의인지에 대해 다각도로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주원 교수도 "성범죄에 있어 합의란 없다. 어떻게 성폭력 피해자가 원상회복이 될 수 있겠느냐"며 "합의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정형은 계속 올라갈 것이고 올라가면 사회문제를 형법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이용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9일 성범죄 양형 기준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유형을 신설하기로 했다. 양형위원회는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의 권고형량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로, 형량강화 정도는 공개토론회와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9일 '아동·장애인 성범죄 양형의 개선방안에 관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9일 '아동·장애인 성범죄 양형의 개선방안에 관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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