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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야 하는 것과 되려는 것의 차이
갑질 문화 속 기초생활수급자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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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의 동전들. ⓒ픽사베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선정할 때 가구원수에 따라 기준 중위소득이 다르기에 '가구'에 속하는 사람이 많으면 수급자로 선정될 확률이 높고, 수급자로 선정된 후 생계급여 등의 액수가 더 많기에 '가구'에 속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가구에 속하는 사람 중에서 '18세 이상 65세 미만'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많으면 수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낮기에 이런 사람을 빼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공유복지 플랫폼 내용 중)"대한민국에서 저소득층의 의미는 무엇일까?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어느 대학교수의 게시물을 읽었다.

 

저소득층의 대상자,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해보자면 경제적 능력의 부족으로 소득을 창출이 기준 이하인 사람. 더 쉽게 표현하자면 말 그대로 가난한 사람이겠다.대한민국에서는 누군가는 일부러 가난하려고 애쓴다.

대한민국이 갑질이란 단어를 세계적으로 알릴 만큼 갑질 공화국임에도 대한민국 저소득층을 대변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는 계층적 구분에 기를 쓰고 편입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되어야 하는 사람을 위해 이런 게시물을 올린 거였겠지만.'가구'와 '가족'의 차이 혹은 그로 인한 수급자로 인정되는 범위에 대한 설명. 여기에 눈을 따끔거리게 만든 단어는 다름 아닌 '유리'하다는 평가다. 물론 어떤 이유로든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적 능력이나 가치를 박탈당한 사람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들이 과연 낙인에 가까운 그런 계층에 편입되고 싶어 할까 싶은 생각이 있다.유리나 불리 같은 상황에 따른 기준은 사실 긍정적 선택에 적용되는 편이라 생각이 들어 더 그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부득이하게 선정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그들에게 유익한 정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일할 능력이 있는 가구원을 빼서라도 수급자가 되어야 하는 건 '유리'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선정이 꼭 필요한 대상자가 정보 부족으로 탈락되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피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한 '좋은' 방법이나 '유리'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에 과연 저소득층에 편입이 좋거나 유리한 일은 아니라는 양가감정이 들어 씁쓸하다.다시 한번 밝히지만 위 글에 대한 논박을 하자는 의도는 아니었다. 다만 글을 읽다가 과거의 경험이 떠올랐으며, 대한민국이 저소득층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고자 했다.

 

4인 가족의 가장이며, 중증 장애인 노동자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실직했던 적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실직은 난감했고 불안했다. 장기간 재취업이 되지 않아 기초 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하려 했다.물론 재산도 그 무엇도 없으니 대상은 되었다. 하지만 돌아온 공무원의 답변은 '자식 포기 각서'를 받아 오라는 거였다. 부모에게 부양의무를 지우지 않으려면 천륜을 끊으면 된다는 게 간단한 방법이라니. 세대가 분리된 두 가구를 한 가구가 책임지면서 결국 두 가구 모두 빈곤한 가구로 내모는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부양의무제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시스템은 부모든 자식이든 어느 한 가구가 아주 부유하지 않으면 두 가구 모두 저소득층을 양산하는 일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시스템에서는 저소득층에 편입되려 '유리'한 가능성을 간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 않을까.


출처:
http://www.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06&NewsCode=000620200226150404906431-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정민권 (djan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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