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보장법’ 제정 촉구 국토대장정-④
지난 8일 탈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국토대장정’이 시작됐다. 10명의 대원은 21일 동안 전국을 돌며, 장애인시설에서의 인권탄압과 유린 실태를 알린다. 또한 탈시설과 함께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나갈 예정이다. 국토대장정을 공동주관한 한국장애인연맹(DPI)의 자료협조를 받아 긴 여정 동안의 이야기를 연재한다.<편집자주>
6월14일(화)
오전 7시에 기상해 식사를 한 뒤, 9시 밀양시청을 향해 행군을 이어갔다. 오늘 행군 대원은 본대 9명과 경남지역구간 종단팀 7명으로 총 16명이었다. 햇빛이 너무 뜨거워 반바지를 입었던 김정호 대원의 다리가 오후에는 붉게 달아올랐다. 본인의 부주의로 발생한 문제지만 김정호 대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잊지 않을 교훈이 되었을 것 같다.
3시간 20분에 걸쳐 20km 행군해 밀양시청에 도착했다. 밀양시청 이봉도 사회복지과장과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줬다. 시청에서 맛있는 카레밥도 제공받고 전동휠체어도 충전하면서 잠시 휴식을 갖고 오후 행군을 시작했다.
경남을 지나 경북으로 들어서는 길목은 '고난의 행군'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왕복 2차선 국도라 매우 위험했다. 전체 행군 32km 지점에서 경남지역구간 정순기 대원의 배터리가 방전됐다. 결국 정순기 대원은 차량으로 이동했다.
마음 씀씀이가 착한 상동면사무소의 직원들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대원들에게 건네줬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난 우리나라 일선 공무원들과 지방 공무원들은 이번 행군의 목적을 알고 응원과 지지를 해줬다.
이때 문득 든 생각이 '고위 공무원들이 이들과 같은 자세로 장애인 관련 문제를 접근한다면 우리가 이렇게 국토대장정을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35km 지점에서 경남지역구간 곽진호 대원의 배터리가 방전됐다. 또 36km 지점에서 경남지역구간 김증섭 대원의 배터리가 37km 지점에서 본대 김정호 대원의 배터리가 연속으로 방전됐다. 결국 우리 뒤를 따라오던 차량에서 같이 이동했다. 오늘의 목적지인 청도장애인복지회관(태양의 집)에 도착. 이곳까지의 거리는 총 40km, 7시간이나 걸렸다.
청도장애인복지회관에 오니 청도군장애인연합회 박종구 회장과 소속 지체·시각·교통 등 다양한 소속 단체들의 회장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청도곰두리농장의 노세중 씨가 우리에게 맛있는 저녁을 제공했다. 우리는 이들에게 탈 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 취지에 대한 얘길하며 지지와 격려를 부탁했다.
참 이상하게도 전동휠체어가 새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B제품은 속도가 나지 않아 중간에 다른 휠체어로 교체하고 배터리를 교체한지 3달채 되지 않았는데 20km도 못 가는 전동휠체어도 있었다. 문제는 수리인데 이런 도로나 국도에서 고장이 나면 방법이 없다. 전동휠체어를 판매하면서 A/S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본의 아니게 국토대장정 일정이 각 회사의 전동휠체어 주행테스트 장이 된 것 같다.
경남 밀양 수산초등학교에서 대강당을 빌려줘서 숙박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골학교여서 그런가, 강당 화장실이 좌변기가 아니라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학교 정문 길 건너 병원의 화장실을 이용했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마음편히 화장실 조차 갈 수 없는 곳이 많다는 것을 새삼느낀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6-15 10: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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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에 기상해 식사를 한 뒤, 9시 밀양시청을 향해 행군을 이어갔다. 오늘 행군 대원은 본대 9명과 경남지역구간 종단팀 7명으로 총 16명이었다. 햇빛이 너무 뜨거워 반바지를 입었던 김정호 대원의 다리가 오후에는 붉게 달아올랐다. 본인의 부주의로 발생한 문제지만 김정호 대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잊지 않을 교훈이 되었을 것 같다.
3시간 20분에 걸쳐 20km 행군해 밀양시청에 도착했다. 밀양시청 이봉도 사회복지과장과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줬다. 시청에서 맛있는 카레밥도 제공받고 전동휠체어도 충전하면서 잠시 휴식을 갖고 오후 행군을 시작했다.
경남을 지나 경북으로 들어서는 길목은 '고난의 행군'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왕복 2차선 국도라 매우 위험했다. 전체 행군 32km 지점에서 경남지역구간 정순기 대원의 배터리가 방전됐다. 결국 정순기 대원은 차량으로 이동했다.
마음 씀씀이가 착한 상동면사무소의 직원들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대원들에게 건네줬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난 우리나라 일선 공무원들과 지방 공무원들은 이번 행군의 목적을 알고 응원과 지지를 해줬다.
이때 문득 든 생각이 '고위 공무원들이 이들과 같은 자세로 장애인 관련 문제를 접근한다면 우리가 이렇게 국토대장정을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35km 지점에서 경남지역구간 곽진호 대원의 배터리가 방전됐다. 또 36km 지점에서 경남지역구간 김증섭 대원의 배터리가 37km 지점에서 본대 김정호 대원의 배터리가 연속으로 방전됐다. 결국 우리 뒤를 따라오던 차량에서 같이 이동했다. 오늘의 목적지인 청도장애인복지회관(태양의 집)에 도착. 이곳까지의 거리는 총 40km, 7시간이나 걸렸다.
청도장애인복지회관에 오니 청도군장애인연합회 박종구 회장과 소속 지체·시각·교통 등 다양한 소속 단체들의 회장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청도곰두리농장의 노세중 씨가 우리에게 맛있는 저녁을 제공했다. 우리는 이들에게 탈 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 취지에 대한 얘길하며 지지와 격려를 부탁했다.
참 이상하게도 전동휠체어가 새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B제품은 속도가 나지 않아 중간에 다른 휠체어로 교체하고 배터리를 교체한지 3달채 되지 않았는데 20km도 못 가는 전동휠체어도 있었다. 문제는 수리인데 이런 도로나 국도에서 고장이 나면 방법이 없다. 전동휠체어를 판매하면서 A/S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본의 아니게 국토대장정 일정이 각 회사의 전동휠체어 주행테스트 장이 된 것 같다.
경남 밀양 수산초등학교에서 대강당을 빌려줘서 숙박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골학교여서 그런가, 강당 화장실이 좌변기가 아니라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학교 정문 길 건너 병원의 화장실을 이용했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마음편히 화장실 조차 갈 수 없는 곳이 많다는 것을 새삼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