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들이 현재 1년 수업 연한인 전공과를 내년부터 2년 수업 연한으로 늘리자는 입장인 반면 학교장은 장소 부족과 예산 등을 이유로 오는 2014년부터 가능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특수학교 학부모대표자협의회 홍희선 회장(학부모)은 “서울시교육청과 면담을 가진 결과 예산은 서울시에서 지원되고 교실 역시 기존의 소회의실을 활용하면 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이 수업 연한을 2년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향후 졸업하는 고등학생들 과반수가 갈 곳이 없어 사실상 재가장애인이 되기 때문.
현재 정애학교에는 고등부 1학년 23명, 2학년 19명, 3학년 18명이 재학 중이다. 고등부를 마치고 나면 전공과로 올라가는데 현재 정애학교 전공과는 1년 수업 연한인데다 8명이 정원인 1개 학급밖에 없어 대다수 학생들이 불가피하게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에 따라 학교를 졸업한 고등학생 대다수가 갈 곳이 없어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시설을 전전해야하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시설 역시 이용자들이 포화상태로, 사실상 졸업생들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홍 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재가장애인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더 큰 문제는 재가장애인이 되는 지적·자폐성장애학생들이 집에 머물면서 어릴 적으로 돌아가는 퇴보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춘예 교장은 “현재 부모들의 요구대로 내년 소회의실을 교실로 활용하면 지금 3학년은 문제가 없지만 그 다음해가 문제”라며 “2013년에는 장소가 5곳, 2014년에는 6곳이 필요하게 돼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애학교 학부모 10여명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7일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학교장과 서울시교육청이 전공과 수업연한을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 회장은 “수차례 학교장과 교육청 관계자들을 만나 전공과 수업연한을 늘려줄 것을 요구해 왔으나 학교장은 교육청의 권한”이라며, “교육청은 학교장의 권한이라고 떠넘기며 시간만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 한 관계자는 “전공과 연한은 학교장이 그에 따른 법적 요건을 갖추어 교육청에 신청하면 적합한지 검토를 통해 교육감이 최종 승인을 하게 된다”며 “학교장의 의지와 학교시설, 교원수급, 제반 상황이 고려돼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장애인특수교육법 제24조에는 전공과 설치·운영과 관련해 특수교육기관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진로 및 직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수업연한 1년 이상의 전공과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특수교육법시행령 19조에는 전공과 설치ㆍ운영과 관련, 특수교육기관의 장이 66제곱미터 이상의 전공과 전용 교실을 1개 이상 설치해야 하며 세부적인 시설·설비의 기준은 교육감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 회장은 “전공과는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의 사회진출을 위한 전화교육의 일환으로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직업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2년으로 연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교육청책임교육과 최병갑 과장, 김춘예 학교장, 학부모 관계자는 오는 29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전공과 과정에 대한 3자 대면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