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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아닌 성장에 주목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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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라라걸 포스터. ⓒ다음 영화       
국내 제목 '라라걸', 원제 'Ride Like a Girl 소녀처럼 타라'의 이 영화는 3,200m를 달려야 하는 155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주 멜버른컵에서 2015년에 우승한 최초의 여성 기수 미셸 페인의 이야기다.

즉 실화다. 이 영화가 놀라운 건 불과 5년 전의 최근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었다는 것이다. 또 10명의 형제자매가 등장하는 것도 그렇지만 더 깜짝 놀라운 건 성차별과 편견이 아무렇지 않게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5년 전의 이야기인데 말이다. 심지어 딸을 지키려 했다지만 아빠 역시 계속 우승하는 미셸보다 오빠에 더 기대를 건다. 남성 우월에 관한 차별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여기에 주인공 미셸(테레사 팔머)의 든든한 조력자인 오빠 스티비(스티비 페인)에 대한 시선 역시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여전히 보호의 대상으로 평가절하된다는 점이다.

말과 소통의 능력을 단순히 "다운증후군이니 괜찮다"라고 하거나 '보호자(아빠 혹은 미셸)가 죽으면 자신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은 보호자가 없으면 독립적인 존재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편견 어린 시선이 너무 당연하다.
그가 이미 조련사로 충분히 역량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자신의 삶에서 주체적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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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라라걸의 한 장면. ⓒ다음 영화       
물론 영화는 아주 훌륭하다. 편견과 차별을 투쟁에 가까운 에너지로 소모하지 않으면서 잔잔하고 힘 있게 그리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성장하게 만든다. 편견과 차별에 맞선 여성 기수의 성공 드라마가 아닌 그것을 넘어서는 인내와 최선으로 충분히 성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멜버른컵은 여성은 '참가'할 수 없다에서 '우승'할 수 없다고 자세를 낮춘 것으로 이미 미셸은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셸이 '아빠의 꼬맹이'에서 박차고 나가 '독립적인 꼬맹이'가 되는 것처럼 스티브 역시 가족의 도움을 받기만 하던 '다운증후군 스티브'에서 혼자의 일을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지점 '괜찮아 기차 타고 가면 돼'라는 성장은 충분히 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말이 질주하며 보여주는 강력한 근육의 다이내믹한 말발굽 소리는 가슴을 방망이질하게 만들며 엔도르핀을 멈추지 않게 만든다. 여기에 말과 교류하는 미셸과 스티브의 모습에는 경마가 단순히 말에 올라타고 달리는 게 아닌 함께 하는 벅찬 감동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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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라라걸의 한 장면. ⓒ다음 영화       


부당하고 불편한 제도에 순응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인내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조언은 결국 지키는 자의 기회다. 반면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기회를 찾아내는 미셸을 통해 어쩌면 살짝 무모한 충고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삶은 자신이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가슴 벌렁거리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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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정민권 (djan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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