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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장애인의 삶,

 

Good Job 자립생활센터 소장

김재익 소장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 참여 확대라는 측면에서 AI의 필요성과 현실적 변화는 그 어떤 기술보다 절실하고 구체적이다. AI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 오랜 시간 장애인을 가로막아 온 물리적·정보적 장벽을 허물어 그들의 자립생활과 포용적 가치를 실현할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기술은 장애 유형별로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며 삶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1. 시각·청각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및 의사소통 혁신

 

시각장애인에게는 '보는 앱', 즉 비전 AI(Vision AI)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실질적인 ''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Microsoft'Seeing AI'나 국내의 '설리번 A' 같은 앱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주변 사물, 제품 라벨, 문서의 글씨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음성으로 읽어주어 장보기나 독서 등 일상생활의 큰 어려움을 해소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획득을 넘어, 주도적인 선택과 자기 스스로의 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음성 인식 및 수어 아바타 통역기술의 발전이 소통의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무인 점포나 키오스크에서 음성 인식 실패 시 필기를 통해 운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시스템이나, AI 기반 수어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음성 언어를 수어로 또는 그 반대로 통역해 주는 기술은 행정·의료·금융 서비스 이용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실제 '고요한 택시' 사례처럼 청각장애인 운전자가 AI 기반 정보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모습은 AI가 제공하는 새로운 직업적 기회를 보여 준다.

 

2. 지체·발달 장애인의 이동 및 자립 지원

 

지체장애인에게는 자율주행 휠체어나 AI 보행보조 로봇 등이 이동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이들 기술은 비전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제공한다. 또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AI가 개인의 미세한 변화와 행동 패턴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하여 맞춤형 교육과 지원 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된다. 한 발달장애인 지원 사례에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면 패턴 변화를 포착하고 약물 조정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의료진에게 제공하여 당사자 중심의 정밀한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3. 정신·정서 장애인의 삶의 안정성 향상

 

AI 챗봇과 감정 인식 기술은 정신 건강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4시간 접근 가능한 AI 상담 챗봇은 경증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초기 심리적 지지와 정보 제공의 장벽을 낮추고 있다. 또한, AI가 음성 패턴이나 안면 표정 변화 등 비언어적 단서를 분석하여 정서적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적절한 개입을 알리는 시스템은 위기 상황에서 생명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4. AI 발전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

 

AI는 분명 장애인의 삶에 혁신적인 독립과 포용을 약속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대부분의 AI 기술 개발이 비장애인의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장애인 맞춤형 AI 기술은 시장성 문제로 인해 연구개발(R&D)과 보급이 더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주체와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에 다음과 같은 방향을 요구해야 한다. AI가 소수의 편의를 넘어 모두를 위한 기술이 되려면, '테크노에이블리즘(Technoableism)'을 경계하고 기술 접근성(Accessibility)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 장애 당사자가 기획, 개발, 테스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실질적인 필요를 반영하고, 공공 차원의 R&D 투자 및 보조기기 지원 정책을 강화하여 기술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는 장애를 가진 개인이 그들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고 있다. 이 혁명의 흐름 속에서 기술의 혜택이 소외되는 이 없이 공평하게 분배될 때, 비로소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는 진정한 포용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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