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무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다. 이 모기에 물리면 조금 붓고 가려운 정도다. 그러나 일본뇌염(작은빨간집모기)이나 말라리아(중국얼룩날개모기)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모기가 섞여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 3가지 모기는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질병을 옮기는 모기
모기는 단순히 사람을 귀찮게만 하는 곤충이 아니다. 최근 청원군에서 일본뇌염을 옮길 수 있는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생기는 일본뇌염은 일부에게는 치사율이 5~30%에 이르는 극히 위험한 질병이다. 물린 지 1~2주 후 발열과 두통이 나타나다가 마비, 경련, 혼수 등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된다.
말리리아도 모기를 통해 점염되는 질병이다.
중국얼룩날개모기(학질모기)에 물려 1~4주 뒤에 생기는 말라리아는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3일 간격으로 열이 올라 온대열(삼일열)이라고 한다.
말라리아는 예방백신이 없고, 일본뇌염은 치료약이 없다. 그러나 말라리아는 예방약(키니네), 일본뇌염은 예방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열대열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나라를 다녀올 때는 예방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
여행 떠나기 1주일 전부터 다녀온 뒤 4주간 먹는다. 예방약과 예방주사로도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물리지 않도록 한다.
◇모기를 알면 이길 수 있다
모기는 저녁부터 새벽에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 곤충이다. 25~30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6시간 정도 활동한다. 밤 8시 이후 외출한다면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는 게 좋다.
모기는 땀 냄새가 많이 나거나 향수를 바른 사람을 좋아해 이들을 주로 공격한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자주 씻어 땀 냄새, 발 냄새 등을 없애고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에 샤워를 해서 체열을 낮추는 것도 모기의 공격을 덜 받는 방법이다.
연구결고에 따르면 인체의 젖산과 지방을 태울 때 생기는 아세톤,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이염기이황화물 등이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저녁에 달리기, 조깅 등 유산소운동을 한 뒤 씻지 않고 자면 아세톤이 나오는데다 땀과 함께 젖산이 분비되므로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모기는 체열에 민감하다. 먼 거리에서도 온도 변화 감지능력이 뛰어나 열이 많은 사람을 주로 공격한다. 아기의 경우 어른과 달리 몸에 접히는 부분이 많아 땀이 배출돼도 쉽게 증발되지 않기 때문에 어른보다 모기에 더 잘 물린다.
모기는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 피서지에서는 밝으면서 몸에 딱 붙지 않는 옷이 제격이다. 모기가 또한 여성을 주로 노린다. 여성호르몬에 더 끌리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모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 시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는 기피제(페메트린)을 바르거나, 발목밴드를 착용하면 효과가 있다.
◇모기나 벌에 물렸을 때
모기와 벌레에 물리면 물린 부위가 벌겋게 되거나 아프고, 붓고, 가렵다. 가렵다고 긁으면 염증이 생겨 물린 자리가 더 붓고 가려워질 뿐만 아니라 2차 감염이 될 수 있다. 이때는 비누와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부종과 가려움증을 덜기 위해 얼음 팩을 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모기나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약이 없어 흔히 침을 바르는 경우가 많다. 침은 가려움증을 잠시 없애준다. 알칼리성인 침이 산성인 벌레 독을 중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균 효과가 없어 상처가 덧날 수 있다.
침에는 포도상구균 등 각종 세균이 1㎖ 당 1억 마리나 들어있기 때문이다. 침 대신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훨씬 낫다. 벌에 물렸을 때는 독성이 강해서 침으로 중화시키지 못하므로 얼음찜질을 해 혈액순환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