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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장애인당사자주의'를 중요시한다. 장애인 당사자가 주축이 돼야 장애인이 진정 원하는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장애인계는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없이 논하지 말자'며 장애인 관련 법이나 정책을 만들 때 장애인 당사자 참여를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당사자 참여가 쉽지 않다. 장애특성상 의사표현이 서툴고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당사자 목소리를 낼 기회가 거의 없었다. 부모와 활동가들이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대신할 뿐이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욕구나 꿈을 논할 자리도, 기회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서울-경남 발달장애인 당사자 이야기 모임'은 뜻깊다고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교육인형극단인 '멋진친구들'과 발달장애인 자조그룹인 '느티나무경남발달장애이클럽' 회원인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날 30여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 모임의 활동과 함께 개개인의 소개와 장기 등을 이어나갔다. 발달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모임 진행에 대한 약간의 도움만을 줄 뿐,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에 의해 모임은 순조롭게 진행돼 갔다. '느티나무경남발달장애인클럽'의 김정훈 회장은 차분하게 모임을 진행해 갔으며,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그에 맞춰 자신들의 의견을 드러냈다.

특히 자신들의 장래희망을 발표하는 시간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개개인들이 자신의 성격과 취향에 따라 자신이 소망하는 꿈을 발표했다. 의사나 배우, 댄스가수, 사회복지사, 농구스타, 교육영상 연출자, 교회 성가대 단원, 태권도 선수 등 다양한 꿈들이 자신있게 튀어나왔다. 한 발달장애인 당사자는 "장애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며 만화가의 꿈을 가슴에 품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서로 만나 이야기들을 공유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며 다음 모임을 기약한 뒤 헤어졌다.

이번 모임은 발달장애인 당사자를 권리 주체로 인식하고 당사자 목소리를 존중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이런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돼,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힘을 모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법과 지원정책들은 발달장애인의, 발달장애인에 의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에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스스로 결정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은 부재하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고,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기자가 모임에서 본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있게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얼마전 발달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발달장애인법을 공동입법하기 위한 연대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체 장애인 중심의 현 장애인 관련 법 틀에서 배제된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다. 발달장애인법에는 소득이나 가족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으로 제정된다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핵심 법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기자는 제안하고 싶다. 이번 발달장애인법 마련을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신호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요구가 발달장애인법에 담겨질 때야말로 진정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단체들은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조모임 등의 자리를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드러낼 수 있도록 방법과 기회를 확대, 제공해줘야 한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내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과 활동들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임 말미, 모임을 지원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윤경 활동가는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입니다. 발달장애인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들어가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법안 내용에 무엇이 들어갈지 여러분이 이야기하고 여러분이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모임에 참석한 발달장애인 당사자 모두는 모두 "네", "알겠습니다"라며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준비가 돼 있었다. 이제는 주변 단체, 정부, 사회 등이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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